제목[ 나의 첫 모험은 ]
- 작성자
[바포메트]
월요일의타와와
- 등록일2026.04.03
- 조회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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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밖의 매미 소리가 유난히 크게 들리던 그해 여름, 투박한 crt 모니터 속에 펼쳐진 룬 미드가르드 대륙은 내게 또 다른 세계였다.
전화선을 타고 들려오던 불규칙한 기계음 끝에 마침내 마주한 로딩 화면. 도트 그래픽으로 그려진 노비스 캐릭터가 화면 중앙에 나타났을 때, 심장 소리는 마우스 클릭 소리보다 훨씬 더 컸다. "어떤 직업이 될까?", "어떤 사람들을 만나게 될까?" 하는 기대감이 부풀어 올라 손끝이 미세하게 떨려왔다.
프론테라 광장에 들어서자마자 귓가를 가득 채우던 경쾌한 bgm은 마치 "너의 모험은 이제 시작이야"라고 속삭이는 환영사 같았다. 지나가는 사람들의 화려한 장비와 머리 위의 말풍선들, 그리고 광장 한구석에 옹기종기 모여 앉아 나누던 사소한 대화들까지. 그 모든 풍경이 낯설면서도 가슴 벅차게 다가왔다.
남문 밖 들판에서 처음 마주친 포링 한 마리에 온 신경을 집중하며 단검을 휘두르던 순간, 레벨업을 알리는 그 찬란한 빛줄기가 내 캐릭터를 감쌀 때의 그 짜릿함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성취감이었다. 빨간 포션 하나가 아까워 앉아서 hp를 채우던 그 짧은 휴식 시간조차, 다음 모험을 꿈꾸게 하는 설렘의 연속이었다.
그때의 나는 몰랐다. 모니터 너머로 마주했던 그 파란 하늘과 초원이, 2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가슴 한구석에 가장 따뜻하고 찬란한 기억의 조각으로 남게 될 줄은...
포링 쉐에끼. 훌륭한 적이었다.
포링 쉐에끼. 훌륭한 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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